어릴 적 울면 야단을 맞았다. 자꾸 눈물이 나오는데 울면 안된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더 눈물이 나왔다. 세월이 지나 아이가 자라면서 나도 모르게 아이가 울면 그치라는 이야기를 했다. 감정은 소중한 것인데. 우는 것도 소중한 감정인데.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그림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함께 읽으며 말해주고 싶었다.
“울어도 돼.”
표지부터 슬프다.
눈물이 떨어지고 있는 아이의 눈에는 불안감이 보인다.
무채색으로 채색된 아이의 얼굴에 표현한 쑥색의 눈물이 분위기를 더 가라앉게 한다.
주로 연필이나 색연필로 따뜻하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의 글과 그림을 그린다는 작가 ‘시빌 들라크루아’의 『창밖은 미술관』과는 정반대 느낌의 그림책이다.
마음이 아프면 눈물이 난다.
눈물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단단한 가죽을 가진 무서운 악어도 눈물을 흘린다.
엉엉 한참을 울고 나면 속이 시원해진다.
답답한 마음이 싹 씻겨 내려갔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울면 시원하다는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
눈물의 종류도 다양하다.
따스하고 부드러운 눈물이 흘러내릴 때도 있고,
뜨거운 눈물이 왈깍 쏟아질 때도 있다.
속으로 삼켜야 하는 쓰라린 눈물도 있고,
남들이 봐줬으면 하는 눈물도,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눈물도 있다.
작가는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눈물을 표현할 수 있는지.
눈물의 종류에 따른 그림도 정말 묘사를 잘했다.
온몸의 눈물을 다 쏟아내면 마음이 가벼워져서 밖으로 나갈 수 있다.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언제 울고 싶었는지, 울지 말라고 했을 때 어떤 감정이 생겼는지, 울 때 어떻게 해 주면 되는지 물어보았다. 울 때는 그냥 놔두라고 한다. 울고 나면 이야기하겠다고. 아이의 우는 모습을 보면서 걱정되는 내 마음이 괜히 아이에게 울지 말라고 했던 말을 사과했다.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해소할 때까지 기다려주기로 약속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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