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방을 만지면 안된다. 가루가 몸에 해로워.”
외할머니 댁에 가면 밤에 날아다니는 나방을 쫓기 위해 파리채를 휘둘렀던 기억이 난다.
나방을 잡아 이리저리 살피려 하면 할머니가 하셨던 말씀이다.
색깔도 어둡고 가루가 날리기 때문에 해롭다고 생각하셨던것 같다.
그런데 이 그림책에서는 나방이 아름답다고 표현한다.
‘어떤 점이?’ 생각하며 그림책을 펼친다.
달이 뜬 저녁, 나방이 날아간다.
친구인 노랑나비를 자랑한다.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둘은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상하다. 나비는 낮에, 나방은 밤에 날아다닌다고 들었는데......
낮에 날아다니는 나방도 있다고 하니 주인공은 낮에 날아다니는 나방인가보다.

어느 날, 빛나는 노랑꽃을 만난다.
노랑꽃은 나비에게 오라고 손짓한다.
그러나 노랑꽃은 나비만 앉기를 바란다.
나방은 밀어낸다.
미운 먼지색이기 때문이란다.
더러운 색이기 때문이란다.
노랑꽃이 노랑 나비를 부르자 나비는 나방을 놔두고 노랑꽃에게 간다.
나방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아마도 세상을 잃은것 같았을 것이다.
나방은 예쁜색이 되고 싶다.
노랑 꽃 수술을 날개에 묻혀본다.
“저리가. 넌 변하지 않아. 지저분해.”
비웃는 꽃들을 보면서 나방은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왜 꽃들이 자신을 미워하는지 모른다.
“넌 밉지 않아. 넌 아름다워. 넌 혼자가 아니야.”
달의 요정이 말한다.

바라는 마음을 놓으면 슬프지 않아
바라는 마음을 놓으면 아프지 않아
바라는 마음을 놓으면 들을 수 있어
아름다움이 어디서 오는지.
달 요정의 말을 들으며 나방은 바라는 마음을 생각한다.
사랑받기 바랐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달빛요정의 노래에 사랑받기 바랬던 마음을 날려보낸다.
“너는 아름다워.”
나방 안에 살고 있는 소리가 들려온다.
바라는 마음을 놓으면
아름다움이 어디서 오는지
행복이 어디서 오는지
들을수 있다.
학교에 다니면서 아이들은 친구와 갈등을 겪는다. 그러면서 타인에 의지하며 휘둘릴 때도 있다. 다름이 인정되고, 존중되면 좋겠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보이는 것을 쫓는 경향이 있다. 친구 사이에 갈등이 생길 때, 다름으로 인해 힘들어 할 때, 겉모습에 치중하며 내면의 아름다움을 소홀히 할 때 이 그림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나방과 나비의 차이점도 찾아보면 좋다.
이 그림책에서도 꽃에 앉을 때 나비는 날개를 접고, 나방은 날개를 편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방의 힘든 마음을 표현할 때는 밤이 배경이 되며, 결국 달의 요정이 나방에게 힘이 되는 말을 해 준다.
겉모습의 화려함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챙기는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되길 바라며 이 그림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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