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작가 그림책

『마법 꽃물』 꽃물에 담긴 마음

by 그림책이 좋아서 2022. 12. 29.

마법 꽃물이라는 제목을 보면서 봉숭아 물들이기라고 짐작했다. 한편으로는 손톱을 다친 아이에게 상처가 보이지 않게 네일아트일까라는 생각도 하며 그림책장을 넘긴다.

 

표지에서의 두려움이 많았던 주인공 은우는 창밖을 보고 있다.

걱정스런 표정이다.

꼭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몰려운 검은 먹구름과 덜컹이는 창문이 은지에게는 걱정스러운가보다.

태풍이 온다는 말에 봉숭아 잎이 다 떨어지기 전 꽃물을 들여주고 싶은 아빠. 싱싱한 잎도 모으로 꽃임도 딴다.

봉숭아 물을 들인다는 말에 신이 나기도 할만한데 은지의 표정은 밝아지지 않는다.

개미도 꿀벌도 야옹이까지 날아가는 강한 바람에 걱정하는 은지의 표정과 대조적으로 꽃물 들일 생각에 설레이는 아빠의 말들.

은지와 아빠의 대화는 서로 자신의 생각에 집중한 대화다.

이러한 대화가 그림책 후반부까지 이어진다.

절구에 봉숭아 잎을 찧고, 백반 가루도 넣고 손톱위에 얹어 칡잎으로 감싼 다음 실로 묶어주는 아버지는 은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다.

한편 점점 더 거세지는 바람과 빗줄기에 은지의 마음은 더 심란해진다.

은지는 집에 돌아오고 있는 엄마를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봉숭아 물을 들여도 엄마 생각에 즐겁지가 않았던 것이다.

 

 

우루루 콰콰쾅

천둥 소리에 아빠와 은지가 꼭 안게 되지만 오히려 은지가 아빠를 걱정한다.

아빠, 괜찮아?”

아빠도 무서운게 있다는 말에 은지와 아빠는 공감되는 대화를 한다.

그제서야 아빠는 은지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엄마가 도착하고 나서야 환해지는 은지의 표정.

 

 

이제서야 은지는 엄마에게도 봉숭아 꽃물을 들여주며 행복해한다. 작가가 마법의 꽃물이라고 제목을 붙인 이유를 알 수 있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자 마음 속의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을 마법이라 표현한 것 같다. 살아가면서 사소한 오해는 결국 그 사람으 마음을 이해하기 보다 나의 마음만 표현하기 때문이다. 공감해주는 자세. 그것이 관계의 마법이 아닐까. 아이들과 읽으며 봉숭아 꽃물을 들이는 방법을 알게 된다. 왜 잎을 넣어야 하는지, 우리는 비닐로 하는데 이 책에서는 왜 칡잎으로 손을 감쌌는지, 봉숭아에 얽힌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마음이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좋다.

 

섬세하지만 톤을 다운시켜 인물의 표정을 표현한 그림. 은지만 살펴보기, 아빠만 살펴보기로 다시 책장을 넘겨본다. 그림만 보면서 그림책장을 다시 넘겨보니 인물의 표정으로 마음을 더 잘 읽을 수 있었다. 독후활동으로 글 없이 그림을 제시하여 이야기 꾸미기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책, 마법, 꽃물, 마음, 대화, 공감, 용기, 두려움, 이은지, 노란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