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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작가 그림책

야쿠바와 사자- 용기

by 그림책이 좋아서 2025. 3. 29.

 

 

 

너무나 좋아하는 그림책이다.

나에게 용기가 필요할 때, 누군가에게 용기를 내라고 말하고 싶어 권해줄 때 책장에서 가장 먼저 꺼내는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은 1994년에 출간된 책으로 그림은 흑과 백으로 표현되어 있다.

단순한 듯 하지만 흑백이기에 오히려 그림이 더 강렬하다.

작가 '티에리 드되'는 긴 시간을 두고 간결하면서도 함축적인 이야기를 강렬하고 인성적인 그림으로 돋보이게 하는데 신경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 이 그림책은 깊이가 있다.

 

주인공은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소년 야쿠바!

표지에서는 창을 듯고 서 있다. 마치 전사인 것처럼.

 

면지에는 강한 줄누늬가 그려져 있다.

 

 

야쿠바가 사는 마을에 둥둥둥 북소리가 울린다.

검정 바다겡 쓰여진 글자가 무게감을 더한다.

마을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곧 축제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모두 얼굴에 칠을 하고 몸에 치장을 했다.

전사가 될 소년들을 가려내는 날이기도 하다.

 

 

전사가 될 마을 소년들의 얼굴에는 강하기도 하면서 두려움도 묻어난다.

용기를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이 마을에서 전사가 되기 위해 혼자 사자와 맞서는 용기를 보여주어야 한다.

 

사자가 사는 곳까지 무섭게 내리쬐는 햇빛 아래를 걸어야 하고,

골짜기와 언덕을 넘고,

거친 바위와 우거진 숲, 바람, 그리고 가끔 물을 헤쳐 나가야 한다.

사자를 만나러 가는 길부터 고난의 길이다.

 

 

막상 도착하면 사자를 기다려야 한다.

밤낮으로 한눈팔지 않고 살펴야 하고,

그 순간 다가오는 두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그것도 움직이고 않고 숨어서 조용히.

힘든 인내의 시간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사자를 만나면 용감하게 덤벼들어야 한다.

 

숨막히는 시간이 지나자, 야쿠바는 사자를 만난다.

사자와 눈이 마주치고, 사자의 깊은 눈동자가 말을 걸어온다.

 

"네가 본 게 맞다.

난 피를 흘리고 있어.

사나운 적수를 만나 밤새 싸웠거든.

힘이 바닥났으니,

넌 손쉽게 날 해치울 수 있겠지.

 

사자는 2가지를 제안한다.

사자를 죽일지, 살려둘지.

야쿠바는 고민에 빠진다.

 

야쿠바는 드디어 결정을 내린다.

지쳐 쓰러진 사자를 마지막으로 한 번 바라본 후 망설임 없이 마을로 향한다.

 

 

마을 사람 모두가 야쿠바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빈 손으로 돌아온 야쿠바를 본 후 모두가 싸늘한 침묵에 휩 싸인다.

야쿠바의 친구들은 모두가 우러러보는 전사가 되었지만,

야쿠바는 마을 외딴 곳에서 가축을 지키는 일을 하게 된다.

 

이때부터 마을에 더 이상의 습격은 없어졌다.

사자들의 발걸음이 끊긴 것이다.

 

소년과 사자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에서, 우리는 삶에서 맞닫들일 수 있는 깊이있는 질문을 접하게 된다.

사자를 잡으러 가는 용기도 대단한 거지만,

사자가 제시한 두 가지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은 더 큰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야쿠바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어른인 나도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어린 야쿠바가 사자를 살려두는 선택은 자신이 힘듦을 감수하고 내린 결정이기 때문이다.

‘용기’라는 단어를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그 뜻과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