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낀 반지 너무 예쁘네.”
“엄마가 사 줬어요.”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의 손에는 커다란 알반지가 있었다. 엄마의 악세사리에 관심이 많은 여자아이들은 반지도 귀걸이도 하고 싶어한다. 이 아이도 그런가보다.
이번에 만난 그림책을 보니 그 아이가 생각났다.

도토리나무 숲속에 사는 여우는 반짝 빛나는 것을 좋아한다.
숲속에서 놀다가도 예쁜 것을 주어 차곡차곡 모아 둔다.
어느날 도토리 숲속 끝에 장신구 가게가 문을 연다.
할머니는 날마다 ‘오늘의 장신구’를 내놓는다.
예쁜 것을 모으는 취미를 가진 여우는 당연히 할머니의 장신구에 관심이 많다.
오늘의 장신구는 괴불노리개다.
가게에 들어가고 싶지만 때를 기다린다.
보름달이 떠오르는 때다.
앞으로 구르고, 옆으로 구르고, 뒤로 굴러 예쁜 여자 아이로 변했다.
차 냄새가 가득한 할머니의 가게에는 예쁜 장신구가 너무 많다.
할머니의 제안에 여우는 세 번 할머니의 장신구 가게에 오기로 약속을 한다.
‘가게에 가기까지 얼마나 설레며 기다렸을까?’
할머니 가게에 다녀올 때마다 여우는 예쁜 장신구를 가지게 된다.
두 번째 돌아오는 길에 만난 흰여우에게서 하루 동안 주인이 될 아이를 찾는다는 정보를 듣고 여우는 기대를 했을 거다.
‘왜 흰여우가 그런 말을 했을까? 혹시 흰 여우가 장신구가게 할머니가 아닐까?’
그림책을 읽으며 궁금해졌다.

드디어 세 번째 할머니 장신구 가게에 갔을 때 할머니는 계시지 않았다. 대신 빨간 조끼 입은 여우가 장신구 가게를 지키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할머니와 여우는 장신구를 만들면서 서로에 대해 깊이 알아가고, 정성을 다해 장신구를 만들고 소중하게 여기는 여우를 통해 독자에게 귀하고 소중한 것들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지게 한다.
작가는 현대적인 화려한 악세사리도 좋지만 담백한 색채들의 전통 장신구를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나보다. 멋을 부리고 예쁘게 꾸미는 장신구 내면의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장신구의 의미를 알게 해 주고 싶었던 것 같다.
이 그림책을 읽으면 다양한 전통 장신구를 찾아보고 장신구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국내 작가 그림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띵띵이가 그랬어』 비밀친구 (0) | 2023.01.24 |
---|---|
『나는 코끼리야』 자유로운 삶 (0) | 2023.01.11 |
『넌 누구니?』 꿋꿋한 삶의 발자취 (0) | 2022.12.30 |
『마법 꽃물』 꽃물에 담긴 마음 (0) | 2022.12.29 |
『아름다운 나방』 아름다움의 진정한 의미 (0) | 2022.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