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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작가 그림책52

『벽의 마음』 중립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 보통 벽이라 하면 집이나 방 따위의 둘레를 막은 수직 건조물을 말하거나 관계나 교류의 단절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사용하는 단어다. 결국 ‘차단’, ‘단절’의 의미가 강하다.  이 그림책의 제목을 보면서 ‘벽’을 수동적인 이미지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벽’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그림책을 더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서 ‘상대가 아닌 자신의 관점만을 너무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할 때가 많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도 아마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관계에서 가장 중립적인 벽의 입장을 생각하면 관계 맺기에 있어 더 편해지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앞면지를 만나며 어두면 회색이 답답함? 막막함? 그 가.. 2024. 4. 29.
『돌아온 고릴라와 너구리』 갈등과 화해 언제나 웃기거나 찡한 이야기를 그림책에 담는 이루리 작가의 『고릴라와 너구리』 시리즈 2탄 신간이다. 『고릴라와 너구리』가 한글을 배우려다 사랑하게 된 이야기라면 『돌아온 고릴라와 너구리』는 사랑의 결실인 결혼을 한 뒤 둘의 일상 속 한 장면을 다루며 서로의 생각차로 인한 갈등을 현명하게 해결하는 이야기다. 그림책의 구성으로 보면 한글 초성 ㄱ부터 ㅎ까지를 활용하여 이야기를 이어나가 ‘초성게임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말놀이 그림책 2탄’이라는 말이 딱 맞는 그림책이다. 『돌아온 고릴라와 너구리』는 라면을 소재로 하고 있다. 사람마다 라면의 취향이 다른데 고릴라와 너구리도 라면의 취향이 다르다. 고릴라는 면발이 불었다고 불같이 화를 낸다. 너구리는 고릴라가 쫄깃한 면발을 좋아하는지 몰랐다. 자신의 취향.. 2024. 1. 21.
『대레대레댑댑』 댑싸리의 성장일기 그림책 제목의 ‘댑’은 댑싸리(Kochia scoparia)를 의미한다. 예전에는 마당비를 만들기 위해 뜰이나 집 둘레에 주로 심던 한해살이풀이다. 녹색의 어린 댑싸리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그리고 무엇이 되는지를 잘 표현한 그림책이다. 우리 아이들의 성장과도 같기에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진지하게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림책이다. 표지에는 크기가 각기 다는 다섯 그루의 댑싸리가 보인다. 모양도 크기도 모두 다르다. 우리 아이들이 서로 다르듯이. 면지에는 농부가 어린 댑싸리를 심고 있다. 무엇에 쓰려는 걸까? 관상용인가 아님 빗자루를 만들기 위함인가. 이제 막 심어진 댑싸리들이 할아버지를 부른다. 할아버지는 옥수수 밭에서 옥수수를 수확하고 있었다. 할아버지가 던진 옥수수가 댑싸리에게 떨어져서 .. 2023. 12. 20.
『끈적맨』 생각의 차이 좁히기 “될성부른 개미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이런 교훈을 가지고 있는 개미 초등학교에 일이 생겼다. 여기저기서 개미들이 만지는 것마다 끈적끈적 하기 때문이다. 범인은 바로 거미. 화가 난 거미들은 이글거리는 눈을 부릅뜨고 거미를 쳐다본다. “그야. 거미니까요. 거미니까 거미줄을 치고....” 거미입장에서는 당연한 말이다. 개미들은 자신들에게 불편을 주는 거미에 대해 험담을 시작한다. 함께 하지 못하는 거미는 자책한다. “거미, 정말 힘들겠다.” 그림책을 넘기며 아이가 하는 말이다. 그만큼 거미는 개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거미는 가장 중요한 거미줄을 없애려고 초강력 거미줄 제거제도 사용해 보고, 거미줄 장난을 하지 않겠다는 반성문도 써보지만 거미는 외롭다. 이 마을에서 사라지고 싶다는 마음까지.. 2023. 12. 20.